작가 백성기
작품활동
『호랑이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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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동댕이쳐질까 두려워 철갑 속에 웅크리고 있는 추억의 물건, 다 쓰고 이제 곧 버릴 정도로 짧은 연필을 몽당연필이라고 한다.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써야 하는 몽당연필처럼 나라도 가난했고 모든 집도 가난한 시절이었다. ······붓을 사용하던 시대를 상상하면 몽당연필을 사용하였던 시절도 고맙다. 그때가 생각나 미소를 머금는다.
언제 이렇게 세월이 빨리 흘러갔는지, 되돌아보면 지옥을 다녀온 느낌이다. 하지만 상대의 아픔을 이해하고 끌어안으며 도와주는 누군가가 있었다는 것, 절망에 빠진 인간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얼마나 행복한가? 이제 호랑이 굴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난 일을 떠올려 본다···.
– 본문 ‘몽당연필’, ‘호랑이 굴’ 중
⸢호랑이 굴⸥은 일흔에 접어든 백성기 작가의 에세이로, 그 나이만큼이나 폭넓은 시대상을 담았다. 작가는 6·25 전쟁 당시 궁핍했던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다가도, 수십 년 후 남북회담을 통해 열린 금강산 관광길 체험을 묘사한다. 그리고 2009년, 미국에 사는 큰딸 대가족의 친정 방문기와 신문물인 내비게이션으로 인한 해프닝을 들려주기도 한다. 작가가 2000년부터 기억을 더듬어 작성하기 시작한 ⸢호랑이 굴⸥ 속 단편 수필들은 집필 시기가 모두 다르고, 해당 사건이 실재한 날짜는 그보다 더 큰 보폭으로 벌어져있다. 작가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낸 이 책은 회고록으로서의 가치에 더해 문학적 재미도 품었다.
들어가는 말
1장. 금강산 보기 전에 천하의 산수를 논하지 마라
2장. 엇길로 간 약사 인생
3장. 호랑이 굴